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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의 화해 2018. 7. 26. 22:12

1. 노회찬 씨가 죽었다. 엊그제 받아든 소식이었지만 마음이 아파서 지금에서야 추스려 글을 남긴다. 원래 추악한 사람들은 기어코 살아남는 법이고, 그런 사람들은 거짓된 삶으로 자기 자신까지 속여 스스로 뻔뻔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비단 정치인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의문이 드는 건 그런 뻔뻔함과 스스로에 대한 무한한 관대함은 길러지는 것인가 본성인가 하는 부분이다. 결국 그러한 덕목들은 남에게 상처를 남기거나 피해를 남기는 식으로 다다르는데, 여기서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아픔과 상처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은 결국 뻔뻔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공감 능력이 개발될 수 있는 건가 하는 질문으로 돌아가봐야 하는데, 회의적이지만 애초당시에 엄밀한 의미의 감정의 공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고통이 너에게 온전히 전해질까? 그저 우리는 가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2. 현재 연습하고 있는 체로키가 너무 어렵고 버거워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다. 2주는 쉰 듯하다. 2년 동안은 꾸준히 해야 연주 양식의 기둥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 어쩔 수 없다. 그저 하는 수밖에.


3. 방과후 수업을 2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직 생활 중 제일 만족스럽다. 올해 맡은 학생들에게 애정이 많이 가서 그런듯 하다. 고전문학, 저자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전문학은 기출문제 분석과 원문 해석 위주로, 저자인터뷰는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먼저 조사한 후 내가 추천 도서 목록을 제시하고 그 중에 한권을 골라 읽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생각나는 도서는 '경찰의 민낯, 공부 중독, 아깝다 영어 사교육, 마케팅은 처음이지, 머리 속에 브랜드를 넣었나, 개같은 날은 없다'이다. 특히 이 중에 경찰의 민낯이라는 책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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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d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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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상과의 화해 2018. 4. 19. 19:32

1. 코드톤 연습을 하는데 너무 힘들다. 어제는 연습하려 하다가 현기증을 느껴 8시에 자버렸다.

2. 뭘하든 안 되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요즘이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남들에게 하는 말들이 뭔가 거짓으로 느껴진다. '언젠간 잘 될거야, 지금 시간이 흘러가면 말야'류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다만, 이젠 별 수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람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으려 말하는 거라.

3. 주변 사람들을 정리했다. 말이 좀 웃기다. 내가 정리할 권한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과 그 사람들이 정리당할 자격이 있는 것과 그런 행위가 그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남긴 한다. 그래도 어떤 사람은 생각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불유쾌한 경험을 야기하는 역할을 한다.

4. 지금와서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집에 음반 한장 없는 사람과는 상종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낀다. 예를 들어 백석을 좋아한다면서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같은 시를 모른다는 사람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 주고 피곤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냥 그만한 수준의 사람들은 애초 당시에 걸러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거짓말을 쉴 새 없이 하는 사람이거나, 자기 자신을 포장하기에 급급한 사람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아예 다른 비유이지만, 카라얀을 좋다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레너드 번스타인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더 미더운 법이다.

5. 시간이 날 때 클템티비를 본다. 클템 자체를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그가 하는 표현 중에 '쓰레기 같다'는 표현이 좋다. 가끔씩 이런 말을 되새기다 보면 마음이 편할 때가 종종 있다. 내 행동이나, 타인의 행동을 조롱할 때 그저 '쓰레기 같았다' 표현 하나면 족하기 때문이다. 정신 승리가 정신 건강에 좋다곤 하지만, 확실하게 할 건 하고 넘어가야 한다. 내가 혹은 네가 쓰레기 같았는지.

6. 5월달 안에 컴핑과 코트톤을 다 끝내면 좋겠다. 밴드 2개는 정리하고 싶다. 이번에 제대로 멤버 못구하면 손털고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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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일상과의 화해 2017. 10. 17. 01:44

수없이 많은 말들도

수없이 많은 글로도

결국 우리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었구나


함께 들어왔던 방 안에 혼자 남아

밖으로 나갈 길을 더듬거려 본다.


어쩌면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같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한 걸까


처참한 말들로 그게 진심이었다고

수치를 강요했구나


이틀만에 나를 속여 지금을 위안받네

그래야 숨 쉴 수 있을 것만 같았어


우린 전부 상처받기 싫어했고

먼저 감싸 안기길 바랐어

그뿐이야


마음 속 수많은 공장들은 조금이나마

시간이 흐르고 닫힌 마음이 마음이 아니게 될 때까지

기다리면 사라지겠지?


헤아림이 많은 밤도 이제서야 안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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